한일 갈등은 일본 제국주의가 강제로 끌고가 일을 시킨 강제징용 때문입니다.
이번엔 일터로 끌려간 게 아니라 전쟁터로 끌려간 강제징병 피해자의 유족들이 나섰습니다.
최주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쇼와18년(1943년)도에 파푸아뉴기니 방면에서 전사했다. 해군인사부장이…"
78살 이주성 씨는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주성 / 일제 강제 징병 유족]
"(저를) 낳자마자 (부친이) 바로 끌려가셨으니까 제 돌도 오기 전에 돌아가셨단 말이에요."
1965년 일본은 강제 징병자 등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 정부에 3억 달러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이 받은 보상금은 1975년과 2010년 각각 30만 원, 2천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무엇보다 징병자 유족으로서 청구권 자금 반환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법 체계에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이주성 / 일제 강제 징병 유족]
"징병 전사자들은 '나라에서 가져다 썼기 때문에 그 돈을 배상하라'는 거에요. 이것을 인정해주면 명예회복이 되는 것이고"
결국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주현 기자]
"'부작위'란 국가기관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쓰는 말인데요.
일제 강제 징병자 유족들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체결로 일본에서 받은 자금을 징병자들에게 돌려줄 입법 의무를 국회가 게을리 했다며 헌법재판소에 '입법부작위' 확인 헌법소원을 낼 예정입니다."
유족 83명은 50 차례 넘게 일본 법원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모두 패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재운 / 강제 징병 유족 측 변호인]
"대한민국이 징병 피해자를 대신해서 금원을 수령했고, 정당한 입법 절차를 통해서 강제 징병 유족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
헌재는 유족들의 청구서를 검토하고 이르면 한 달 안에 헌법소원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 입니다.
choigo@donga.com
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장세례